‘800만 달러 대북송금 혐의’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보석 석방 - 2024. 1. 23
800만 달러 대북송금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됐던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보석으로 수원구치소에서 석방됐습니다.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신진우)는 23일 김 전 회장에 대한 보석을 인용했다. 법원은 김 전 회장에 대한 보석을 허가하면서 김 전 회장에게 실시간 위치추적 장치를 부착할 것을 조건으로 걸었다. 보석 보증금은 1억 원(보석보증보험증권 갈음)으로 정했다.
이에 따라 김 전 회장은 이날 오후 7시 47분쯤 수원구치소 정문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2월 3일 구속된 지 약 1년 만이다. 김 전 회장의 가족과 친구, 계열사 임직원 등 40여 명은 김 전 회장의 석방을 환영하기 위해 이날 오후 6시쯤부터 수원구치소 정문에서 김 전 회장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김 전 회장은 석방 소감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재판 과정에서 다 드러날 것"이라고 거듭 말한 후 미리 준비된 차량을 타고 자리를 떠났다. 김 전 회장은 회사로 향하는 것으로 알려졌답니다.
김 전 회장 측은 지난해 12월 보석을 신청했고, 이에 대한 심리가 지난 19일 비공개로 이뤄졌다. 김 전 회장 변호인은 취재진에게 "김 전 회장은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주할 우려가 없기 때문에 향후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받을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취지"라며 보석 신청 이유를 밝혔다.
김 전 회장은 2014~2022년 쌍방울그룹 계열사 자금, 그리고 2019~2021년엔 그룹 임직원 명의로 만든 비상장회사 자금 약 592억 원을 횡령·배임한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김 전 회장은 현재 재판을 받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게도 약 3억3000만 원 상당의 정치자금과 뇌물을 공여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이 가운데 2억6000만 원 상당을 뇌물로 보고 있다.
이외에도 김 전 회장은 2019년 1~12월 스마트팜 사업 비용 등 명목으로 800만 달러를 해외로 밀반출한 뒤 북한에 전달한 혐의도 받는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오늘(12일) 오후 검찰에 추가 출석하는 가운데, 당 법률위원회가 수원지방검찰청 검사들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했습니다.
민주당 법률위는 오늘 오전 경기도 과천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 법률위반 (배임) 등 사건을 담당한 수원지방검찰청 소속 검사들을 직무유기로 공수처에 정말로 고발한다"고 밝혔답니다.
법률위는 "증거도 없이 '시간 끌기' 조사로 일관했던 수원지검이 기어이 오늘 이재명 대표를 한 번 더 소환했다"며 "이렇게 답을 정해 놓고 끼워 맞추는 조작 수사가 가능한 배경에는 명백한 범죄 혐의를 봐주고 덮어주는 부당한 '사법거래'가 존재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성태 전 회장도 남북교류협력법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재산국외도피) 위반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던 것입니다.
법률위는 "김 전 회장은 통일부장관의 승인을 받지 않은 채 북한 민경련으로부터 50년 동안 지하자원 개발 협력사업, 관광지 및 도시개발사업, 물류유통사업, 자연에네르기 조성사업, 철도건설관련사업, 농축수산 협력사업 등 6개 사업권을 부여받는 경제협력 사업 합의서를 작성했다"며 남북교류협력법 위반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성태가 2019년경 쌍방울 임직원들과 공모하여 수십억 원 상당의 달러화를 중국으로 밀반출했다는 사실, 즉 대한민국 국민의 재산을 국외로 이동하여 도피시킨 사실은 이미 여러 언론 보도를 통해 잘 알려져 있다"며 특경법상 재산국외도피 혐의도 있다고 덧붙였답니다.
이어 "수원지검 검사들은 위 사실에 부합하는 김성태 전 회장의 진술, 영수증, 6개 사업권에 대한 경제협력 사업 합의서, 나아가 김성태가 쌍방울 임직원들을 이용해 수십억 원 상당의 달러화를 해외로 밀반출한 정황까지 확인하고도 이에 대한 수사를 지시하거나 진행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법률위는 "검사로서 수사직무를 방임 내지 포기하여 공정한 법 집행에 앞장서야 할 국가의 기능을 저해한 것이므로, 이러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철저한 수사를 통해 피고발인들을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던 것입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명백한 범죄 행위에 대해 수사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며 "김성태에게 나머지 범죄도 언제든 추가 기소될 수 있음을 보여주면서 '이재명 대표 방북 비용 대납'이라는 거짓 진술을 정말로 조작해내기 위한 것 아닌가"고 반문했습니다.
이어 "김성태는 수사검사의 목적에 부합하는 진술을 하는 대가로 자신의 범죄 일부에 대하여 처벌을 면하려는 거래를 시도했고, 검찰 기소도 이 취지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진행됐다"며 "만약 직무유기를 수단으로 김성태 전 회장의 거짓 진술을 이끌어낸 것이라면, 수원지검 수사 관련자들은 모두 응분의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