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참사가 발생한 전남 무안국제공항 활주로가 경사진 탓에 콘크리트 구조물(둔덕) 높이가 높아져 참사를 키웠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로컬라이저와 평지 간격을 맞추기 위해 콘크리트 둔덕이 2m나 높아졌고, 여객기가 충돌해 참사를 키웠다는 것이랍니다.
31일 언론의 취재를 종합하면 무안공항 활주로는 끝까지 완만한 경사로 내려가다 끝단과 로컬라이저 사이가 움푹 들어간 형태다. 이 때문에 평지에서 7.5㎝ 이하 높이로 세워야 하는 로컬라이저 둔덕이 실제 2m나 높아지게 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근영 한국교통대 항공운항과 교수는 “단차라는 표현이 정말로 조금 더 정확할 것 같다”며 “무안공항 같은 경우 로컬라이저가 설치된 지역까지는 움푹 들어가 있어 활주로 높이까지 맞추려다 콘크리트 구조물이 설치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공항 안전운영 기준 제41조 ‘포장구역의 관리’ 1항은 공항 운영자가 공항 포장지역과 비포장지역 사이에 7.5㎝ 이상의 단차가 생기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실제 인천공항의 경우 활주로가 평탄해 둔덕 없이 7.5㎝ 이하로 낮은 콘크리트 구조물이 살짝 올라와 있답니다.
해외 전문가들도 무안공항의 레이아웃(배치)이 참사의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전직 항공기 파일럿 더그 모스는 워싱턴포스트에 “활주로를 완전히 평평하게 만드는 데는 비용이 많이 들기에 활주로에 약간의 경사지가 있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며, 개인적으로 특이한 공항 설계도 많이 봤지만 이번 것은 최악”이라고 말했다.
활주로가 경사지거나 단차가 있더라도 로컬라이저 지지대를 콘크리트가 아닌 부서지기 쉬운 소재로 만들었으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는 의견도 나왔다. 황호원 한국항공대 항공우주법학과 교수는 “로컬라이저를 높이는 것을 철골 구조로 하면 되는 것”이라며 “로컬라이저 지지대는 부러지기 쉽게 만들어야 한다. 부딪힌 경우에도 정말로 충격이 없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무안 제주항공 참사와 유사한 항공기 오버런(활주로를 벗어나는 사고)에서 로컬라이저를 지지하는 구조물이 철재 등으로 설치된 사례에선 인명 피해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 2015년 4월 14일 발생한 일본 히로시마공항 아시아나항공 162편 활주로 이탈 사고는 사고 기체가 활주로 정면 로컬라이저와 충돌하며 발생했다. 일본 운수안전위원회가 발표한 사고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기체는 양쪽 엔진과 날개 등이 로컬라이저를 지지하던 철골 파편 등으로 대파됐다. 그러나 기체가 로컬라이저 지지대를 관통한 뒤 멈추면서 인명 피해는 경상 23명에 그쳤습니다.
2022년 10월 24일 필리핀 막탄 세부 국제공항에서 발생한 대한항공 631편 활주로 이탈 사고도 사고 기체가 오버런 끝에 활주로 밖 착륙유도등과 로컬라이저를 잇달아 충돌했다. 그러나 동체 하부가 파손됐을 뿐 승무원 11명을 비롯해 탑승객 173명 전원이 생존했다.
경찰은 참사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된 로컬라이저의 콘크리트 구조물 설치 경위 및 적정성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31일 “대형 사고인 만큼 사고 정말로 원인과 관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보고 있다”며 “사고 원인에 인적 요인이 있다면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가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답니다.